2008년 10월 21일
[토이] B-377 Stratocuiser - 크리스티 작품 속 모형

"할머니가 1920년부터 1970년 무렵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집필한 작품들은 21세기인 지금 읽어도 신선하고 재미있다. 등장 인물들이 워낙 자연스러워서 요즘 사람들과 다를 바 없고 이들이 등장하는 상황과 장소가 선 세계 사람들의 애정과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 매튜 프리처드, 크리스티 전집 한국어판 서문 中
실제로 크리스티 소설을 읽다 보면 몇십 년 전의 세상 - 서유럽이지만 - 이 상당히 현대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소하게는 진공 청소기와 식기 세척기가 그렇고, 교통(자동차·철도·여객기)과 통신(우편·전보·전화), 경찰 조직, 관광 사업이 돌아가는 모습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라고 느끼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깨어진 거울(1962)'의 16장. 작품 속 탐정인 미스 마플의 집안일을 돕는 새댁 체리 베이커와 그 남편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작년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갔던 부분인데, 지금은 자동으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걸 보면 역시 책도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오브리 클로스 16번지에서 젊은 베이커 부인이 남편 짐 베이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선한 인상에 금발 머리의 거구인 남편은 모형 장난감을 조립하는 데 푹 빠져 있었다.
……
"…또 그 성층권 비행기나 그 밖의 늘 조립하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하고. 그 세트를 조카 마이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온 거라고 말하지 마. 당신이 갖고 놀려고 산 거잖아?"
"걔는 너무 어려서 이걸 갖고 놀 정도가 못 돼." ← ㅋ_ㅋ;;;
결국 이 젊은 부부는 '넓어서 음악을 크게 틀어도 항의를 듣지 않고, 남편이 모형을 만들고 보관할 공간이 있는' 마플 양의 집 별채로 이사하게 된다 ㅎㅅㅎ;;; 그런데 이 작품 속에서 짐이 만들던 '성층권 비행기'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웹에서 영문을 찾아 보니 'stratocruiser' 라고 써져 있었지만 보통 성층권 비행기라면 'stratoliner' 나 'stratoplane' 이라고 표기하지 않을까? 대소문자 문제를 제껴놓고 생각한다면, 성층권 비행기라는 건 보잉의 B-377 스트라토크루저가 아닐까 싶다.
재미있는 것은 이 비행기가 지금도 아카데미과학을 비롯한 여러 모형 제작사에서 만들어져 시판되고 있다는 점이다.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46년이 지나도 프라모델은 그 자리에 있는 건가?

# by | 2008/10/21 14:01 | 취미생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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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대화 소재인 60년대 초반의 뱅기 플라모델이라면 아무래도 당시 뱅기 키트로 끝발을 날리던 모노그램/에어픽스 쪽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혹시 아카데미/미니크래프트 것도 저 당시 금형을 인수하여 재발매를?)
처음에는 저 당시에도 플라스틱으로 비행기 모형을 만들었나... 하는 의문을 가졌는데 이미 키트를 만들어서 잘 나가던 회사가 있었군요! 미니크래프트 것은 잘 모르겠지만 아카데미 키트는 스케일에 비해 조금 허전해 보이던데... 정말 금형을 인수했을지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