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22일
[도서] 사랑의 선물
분류: 어린이 창작동화글쓴이: 방정환
출판사: 신구미디어
발행일: 1992년 4월
ISBN: 89-85271-00-8
가지고 있는 책은 4쇄인데, 1쇄를 찍은 지 겨우 일곱 달만에 4쇄를 찍은 걸 보니 당시 대세였던 것 같다. 사랑의 선물Ⅱ, 사랑의 선물Ⅲ 까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외국 이야기를 번안한 Ⅱ는 다른 집에 주고 없는 듯). 특히 이 1권은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고 있는데 그것이 구연 동화와도 비슷한 문체와 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 책 자체는 일반적인 어린이 책에 비해 분량이 많고 글씨도 약간 빽빽하지만 술술 읽히는 문체와 적절하게 들어간 삽화 때문인지 그리 길다는 느낌이 없다. 그리고 이야기들이 새롭다는 점에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 '무서운 두꺼비'나 '두더지의 혼인' 처럼 다른 곳에서 한 번쯤 읽어 봤을 법한 이야기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 시골 영감이 서울에 갔을 때 환하게 방을 밝히는 양초를 잔뜩 사 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돌렸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고 따로 물어보기는 창피했던 사람들이 그걸로 국을 끓여먹은 '양초 귀신' 이라든가, 허무개그나 덤앤더머 분위기를 풍기는 '미련이 나라' 등 이 책이 아니면 읽기 힘든 에피소드들이 많다.
특히 100년 전의 우리 나라 학교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옛날 학교 이야기'가 대박. 방정환 선생님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인데 교장 선생님이 학교에 오는 날에 양지 두 장과 연필 하나를 받기 위해 전교생이 모였다는 부분은 물자가 흔한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개화기다 보니 상투와 댕기 머리를 강제로 빡빡이로 깎았을 때의 패닉 상황도 생생하다. 책상을 지저분하게 쓴다고 (먹물로 얼룩진 흰 나무책상이라...) 전교생 삼백 명에게 비오는 날 알몸으로 우물가에 가서 그 책상을 다 닦게 시킨 건 정말이지;;; 작가의 말을 따오면 '우스운 변괴'라 하겠다.
이 책은 이미 절판되었고, 나중에 나온 동명의 책이 있는데 기왕이면 문체가 그대로 살아 있기를 바란다.
# by | 2008/01/22 12:00 | 취미생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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